본문 바로가기

뻘글

민희진과 하이브의 분쟁에 대한 소고

곧 발매될 신보를 기다리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

그들의 기획사 어도어의 대표 민희진과 모그룹 하이브 간에 분쟁이 생김. 

 

 

- 먼저 민희진에 대한 간단한 설명. 

SM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능력을 인정 받아 높은 자리까지 오름. fx나 몇몇 그룹의 컨셉 같은 거를 기획했나 봄. 이후 번아웃이 와서 퇴사 후 하이브의 자회사 쪽으로 옴. 

거기서 하이브 연습생들이랑 자본 지원 받아 어도어라는 또 다른 자회사를 차리고 뉴진스 기획. 이후 지금까진 꽤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성공적.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유퀴즈에 나와서 자기의 성공 신화식으로 인터뷰. 간간히 자체 채널에 올리는 영상에서 작곡가도 아닌데 녹음 디렉팅을 보는 등 겉으로 보기에 꽤나 여기저기에 얼굴을 비추면서 뉴진스는 내가 만들었다라는 걸 어필 중. 

 

- 분쟁의 요점. 하이브가 80% 지분을 가진 어도어에서 민희진이 독립하려고 한다, 독립 컨설팅을 받았다, 하이브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하게 만들려고 한다, 전속 계약을 파기하고 뉴진스를 데리고 나가려고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 그러므로 민희진 내쫓겠다. 

 

민희진 측에선 하이브가 아일릿이라는 뉴진스 짭 복사 그룹을 만들었다. 그래서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거룩함을 훼손했다. 그걸 하이브 측에 항의했더니 나를 자르려고 한다. 이미 뉴진스 애들이랑 애들 부모까지 나를 지지한다. 

 

 

- 확실한 건 하이브 측과 민희진은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다는 것. 

 

개인적으로 민희진 측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없다고 느낌. 물 들어와서 노 저어야 할 시간에 하이브에서 지금까지 뉴진스 잘 팔고 있는 민희진을 아무 이유 없이 쳐낼 이유는 없음. 

그러므로 민희진 측에서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임. 하이브에서 제시한 증거들이 맞다든지 민희진 성격이 파탄났다든지. 

 

그럼 민희진 측의 주장에 일리가 있느냐?

아일릿이라는 그룹은 magnetic이라는 곡 하나만 들어봄. 꽤 귀에 감기는 곡. 무슨 오디션 프로그램 통해서 만들어졌다는데 나는 들어보지도 못함. 데뷰하자마자 차트에서 반응이 좋음. 일단 기본적으로 하이브에서 밀어주니까 유튭 조회수도 잘 뽑힘. 

10대~20대 초반 5인조 걸그룹이라는 거 제외하면 뭐가 비슷하다는 건지 모르겠음. 애초에 뉴진스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에 무슨 오리지날리티가 있긴 한 건지.

 

민희진과 뉴진스를 두둔하는 사람들에게도 뭘 베꼈냐고 물어보면 두루뭉술하게 '비슷한 느낌적인 느낌'이라고 말함.

왜냐? 애초에 뉴진스가 자기들 거다라고 주장할 만한 거리가 없으니까. 특정 색깔 의상을 입나? 사진 찍는 구도? 안무에서 특정 동작? 멜로디? 쓰는 악기? 뉴진스가 전 세계에서 최초로 했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할 만한 거리가 하나도 없음. 

그렇게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그냥 한국 걸그룹은 전부 SES 베낀 거니까 이수만한테 로얄티 지불해야 함. SES도 스파이스 걸스 베낀 거고. 

 

그리고 애초에 시장에서 잘나가는 선두주자를 베끼고 따라하는 게 문화가 발전해온 방식이고.

심지어 사실상 같은 회사라서 주주들 입장에선 쌍두마차로 잘나가면 더 좋은 거.

그렇게 자기가 기획한 뉴진스의 문화적 우월성을 증명하려면 이번에 나오는 신보에서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오리지날리티 좆되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됨. 

 

 

- 후속 기사를 보니 민희진이 돈에 불만이 있었다고 하는데 아마 그게 원인이 맞을 듯. 

성공할지 실패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남의 돈 투자 받아서 사무실 차리고 직원들 월급 주고 연습생들 연습 시키고 숙식 제공하고 곡 받고 안무 받고 음반 찍고 등등 해서 데뷰를 시킴. 꽤 빠른 시기에 손익분기도 넘어서 이제 돈 긁어야 할 때.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 다르 듯이 지금 와보니 하이브 지분 80%만 없어도 자기들이 돈 다 쓸어담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 나는 하이브 자본 지원 없었어도 무조건 성공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 떄. 

 

그러면 자기가 그냥 지분 정리하고 회사 나와서 새로 회사 하나 만들고 다시 오디션으로 연습생 모으기부터 시작하면 됨. 

 

 

 

- 뉴진스라는 그룹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가 흥미로웠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상황에서 민희진이 자의식 과잉으로 다 된 밥에 재를 뿌리고 있다고 생각함. 

민희진이 대가리 박고 하이브가 대승적으로 용서해주고 갈등 봉합하고 가든지, 민희진이 뉴진스에 똥물 끼얹고 더 추잡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그냥 제 발로 나가서 자기 사업 하기 바람. 

'뻘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희진의 기자회견  (0) 2024.04.25
AFC 아시안컵 카타르와 클린스만에 대한 단상  (0) 2024.02.10
MBTI│가스라이팅  (1) 2023.09.04
다시 한번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만들 걸 후회  (0) 2022.10.19
흰머리  (1) 202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