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 시리즈.
수십억 달러짜리 사업이 된 WWE를 일궈낸 빈스 맥마흔의 이야기.
프로 레슬링에 큰 관심이 없어서 기대는 안 했는데 굉장히 흡입력 있어서 재밌게 봄. 잘 모르던 WWE의 역사와 뒷이야기들.
가장 미국스러운 오락이 아닐까. 과장되고 짜고 치는 걸 알지만 열광하는 관객들.
한국에서도 김일, 이왕표 같은 프로레슬러들이 유명했던 적이 잠깐 있었는데 지금은 씬이 다 죽었나.
일본에서는 섭 컬쳐로 꽤나 인기있는 걸로 듣기도 함.
나초 리브레 같은 작품을 보면 남미에서도 꽤나 인기가 있다는 것 같음.
프로 레슬링은 어릴 때 에티튜드 시대 때 잠깐 흥미를 갖고 그 이후엔 관심을 끊음. 더 롹,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 크리스 제리코, 레이미스테리오, 빅쇼, 부커티 등 그 시절엔 짜고치는 줄 모르고 캐릭터들에 몰입해서 재밌게 봄.
내 기억에 쩌리였던 존 시나가 수퍼스타 됐다는 거부터가 구리다고 생각했는데 엄청난 인기를 끌고 할리우드까지 진출.
WWE가 지금까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도 대단함. 어릴 때 좋아하다가 철들면 관심이 식을 텐데 세대를 이어가면서 새로운 청자들을 유인시킨다는 게.
빈스는 어린 시절 양아버지 밑에서 불행하게 자람. 그러다가 10대 때 친아버지를 만나고 그가 하던 레슬링 업계에 들어가 일을 배우고 가업을 이어받음. 쉽게 이어받진 않고 자기 능력 입증하고 자기 아빠 회사를 직접 사들임.
헐크 호건을 스타로 만들고 레슬매니아를 개최하기 시작하고 승승장구 하다가 경쟁단체 WCW의 등장에 큰 위기를 겪다가 결국 다시 꺾고 WCW를 합병하고 애티튜드 에라와 루슬리스 어그레션 에라, 그리고 PG에라를 거쳐 지금까지.
대단한 사업가인 것만큼은 분명. 가족을 포함해서 팔 수 있는 건 다 팔아먹음.
청자들이 각본과 현실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다가 결국 스캔들이 터져서 강제 은퇴 당함. 이미 억만 장자라서 돈보다 명예가 중요한 사람.
다큐는 WWE와 빈스의 성공에 관한 거였을 거 같은데 제작 막바지에 빈스의 스캔들이 터지면서 빈스의 캐릭터를 조명하는 방식이 바뀐 듯.
22년에 첫 스캔들이 터졌을 땐 딸 스테파니에게 떠밀려서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얼마 안 있다가 복귀. 그 시절에 UFC랑 합병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남. UFC를 포함해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Endeaver에 지분을 매각했는데 WWE측에선 49%. 넷플릭스에 중계권을 팔면서 역시 엄청난 수익을 거둠.
24년에 두 번째 스캔들이 터져나왔을 땐 회사에서 밀려서 결국 WWE의 모든 일에서 물러나게 됨. 22년에 터진 사건이랑 같은데 증거들이 더 흘러나옴. 빈스가 보낸 문자라든가 다른 직원들에게 그 여자의 야한 사진을 공유했고 그걸 증언할 직원들이 있다든가. 그 직원이 브록 레스너라든가. 지금도 연방 수사 기관에서 수사 중이라고 함.
트리플H가 빈스 딸이랑 결혼해서 사위됐고 WWE의 고위 임원이 된 건 이 다큐를 통해 처음 알았음.
지금은 빈스가 물러나고 다시 딸인 스테파니가 물려받고 자기 남편이랑 투트랙으로 운영하는 듯.
몬트리올 스크루잡 얘기는 여기서 처음 들었고 굉장히 흥미로움. 벨트 안 넘기고 자기 고향에서 명예롭게 떠나려는 스타 선수를 현장에서 즉석으로 엿 먹이기. 실제로 빡친 선수가 백스테이지에서 빈스를 폭행. 빈스는 그 사건마저도 자기 캐릭터 발달 및 장사에 써먹음.
이후에도 그 선수의 동생은 WWE에 남았는데 날아다니는 기믹으로 활동하다가 불미스러운 사고로 링 위에서 추락사. 근데 관중들은 조명이 어두워서 제대로 보지 못하고 선수가 사망한 다음에도 이벤트는 끝까지 진행됨.
케이페이브 같은 컨셉도 흥미로웠음. 레슬러들이 링 밖에서도 그 역할에 몰입.
개인적은 생각. 진짜 빈스는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알 수가 없지만 그에게 재기된 의혹들이 큰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음. 분명히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부하 여직원에게 성적으로 접근했던 건 맞지만, 그 부하 직원도 돈과 출세를 위해 합의 하에 관계를 가짐.
굳이 문제가 있다면 부인 및 가족과의 신의를 져버린 건데 이거는 가족 내부의 일.
위문 공연 갔다가 군인한테 강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자도 그걸 왜 빈스 탓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근데 시대가 페미나찌들이 미디어를 장악하고 cancel culture가 만연하게 바뀌었음. 빈스도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으니 퇴출됨. 트럼프 당선 후 빈스가 다시 돌아오면 재밌을 듯.
넷플릭스가 뽑아내는 극들의 퀄리티는 형편 없지만 다큐는 기막히게 잘 뽑음.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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