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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거/방송

나는 솔로 16기 , 2023

원래 이런 짝짓기 프로그램 다 오그라들고 지루하고 짜고친다고 생각해서 단 한 편도 제대로 본 적이 없음. 

 

근데 이 기수가 너무 세간의 화제였고 재밌다, 미쳤다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궁금해서 봄. 

 

 

전체적인 감상. 

 

무려 11화 분량. 한 화에 약 1시간 반 분량. 후반부는 예상대로 지루해졌지만 초중반부는 나 같이 이런 포맷에 관심 없는 시청자들도 잡아둘 수 있을 만큼 흡입력 있었음. 물론 스킵 엄청 하면서 봤지만. 

 

데프콘 생각보다 진행이랑 리액션이 찰짐. 보통 이런 관찰 예능에서 스튜디오에서 리액션하는 출연자들 극혐하는데 데프콘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양 옆에 둘은 병풍이라 없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데프콘 리액션을 리액션하는 데 필요한 듯. 

 

이혼남녀 특집. 애 없는 사람도 있지만 있는 사람이 더 많음. 

 

 

영숙이 메인 빌런. 오지랖 넓고 드라마 만드는 거 좋아하는 전형적인 사람.

 

상철. 참가자 중 가장 특이해서 이목을 끌음. 미국 거주 중. 비행기 만드는 보잉사에서 일하는 중. 게임 모딩 개발, 애니메이션 감상, 피규어 모으기 등 젊은 취미를 가짐. 미국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의사표현이 뚜렷하고 직선적. 처음부터 끝까지 영숙에게 헌신. 막판에 영자랑 갑자기 데이트가 걸려서 이후에 잠깐 고민을 하는 과정이 살짝 혐으로 그려졌지만 최종적으로 영숙을 선택. 하지만 영숙이 자기는 미국 못 간다고 하고 선택을 포기함으로서 이어지진 않음. 

 

현숙. 여성 참가자 중 상철과 비슷한 롤. 굉장히 털털하고 솔직함. 자신을 선택한 영식과 영호 사이에서 갈등. 무슨 결혼은 영식이랑 하고 연애는 영호랑 하는 게 좋다고 하는데 이해는 감. 그렇게 욕먹을 만한 거리는 아니라고 봄. 최종적으로 자신에게 헌신한 영식과 이어짐. 

 

영식. 대부분 인물들의 이혼 사유는 제대로 안 나오는데, 영식의 부인은 암 투병하다가 사별한 경우라 기억에 남음. 그거만 빼면 대체적으로 무난함. 성격도 외모도. 내가 사별을 경험한 남자라는 게 벽처럼 느껴질 거 같음. 

 

영호. 너드남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말을 잘해서 이후에 인기가 많아짐. 남자 참가자 중 가장 젊고, 애도 없음. 심지어 혼인 신고도 안 해서 사실상 이런 데 안 나오면 싱글이라고 해도 될 정도. 다른 남자 참가자들은 딱 봐도 중년의 아저씨 느낌이 나는데 영호는 딱 봐도 젊은 느낌이 남. 얘는 인기가 많아서 이 여자 저 여자 탐색해보려고 하다가 마지막엔 현숙에게 투자하지만 영식에게 밀려서 무선택으로 끝. 

 

옥순. 여성 참가자 중 가장 외모적으로 돋보임. 귀하게 자란 부잣집 딸 느낌. 실제로 차도 무슨 스포츠카 몰고 있고. 직업도 서양화가. 돈 걱정 없이 산 느낌. 처음엔 자기를 대놓고 지목하고 구애한 광수에게 호감을 느꼈지만, 광수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문에 쉽게 흔들려 옥순을 등지고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옥순의 신뢰를 잃고 둘 다 무선택으로 끝. 

 

영자. 자꾸 옥순과 선택이 겹치고, 자기는 옥순에 밀리는 거 같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음. 여성 참가자 중 유일하게 고독 정식 체험. 여자들 모여있을 때 특유의 편 가르기랑 흉보는 거 자주해서 처음엔 혐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성격이 그리 나쁘진 않음. 솔직하고. 누구랑 1:1로 데이트를 해서 파악하는 단계가 있었다면 괜찮았을 거 같지만 운이 없었던 케이스. 

 

영철-정숙. 둘 다 남녀 참가자 중 떡대 있는 타입이라 초반부터 엮여서 끝까지 감. 

 

순자. 여성 참가자 중 가장 어린 20대 후반. 근데 너무 분량이 없어서 나는 무슨 순자가 프로그램 외적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분량을 다 빼버렸나 싶었음. 근데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고, 그냥 워낙 다른 인물들 캐릭터가 강하고 분량이 많은데, 순자는 별로 적극적이지 않고 누구랑 엮이지도 않고 써먹을 분량도 없어서 다 빼버린 듯. 

 

영수. 순자랑 비슷하게 누구랑 이어지지도 않고 적극적이지도 않아서 남성 참가자 중 분량이 가장 적음.

 

 

 

그냥저냥 볼만하긴 했는데, 이 정도로 근들갑 떨 정도는 아니었다. 무슨 올해의 예능상이네 뭐네 등. 

그냥 남의 개인사, 연애사에 관심 많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감정이입하고 망상하기 좋아할 만한 쇼다. 

 

애초에 보이는 화면 밖에 그렇게 수많은 직원들이 카메라랑 조명 들고 쫓아다니고 쳐다보는데 진심이 참가자들이 의식을 안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함.

 

마지막 화가 끝나면 출연자들 다 모여서 유튭 라이브 방송을 하는 전통이 있다는데, 옥순과 영호는 불참. 영호는 미국에 있다고 하고, 옥순은 방송이 끝나고 영숙과 불화가 있다는 소식. 

커플로 이어진 영철-정숙, 영식-현숙 커플은 이후 다 헤어졌다는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