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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거/유튭

김치와 바게뜨 / Kimchi & Baguette

엊그젠가 처음 접하고 채널의 모든 영상을 다 봄. 

 

 

한국 시골 공장에서 일하는 프랑스 여자라는 글을 어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짤로 본 기억은 남. 

 

예전에 한국인이랑 외국인 커플이나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들 채널들 좀 본 기억이 나는데, 결국 오그라드는 국뽕으로 빠지거나, 연인이 헤어져서 끝이 안 좋았던 기억들 떄문에 관련 채널들 다 차단하고 그쪽 분야는 아예 볼 생각도 안 하게 됨. 

 

그런데 어쩐 일인지 유튭 알고리듬에 이 채널 영상 하나가 떠서 클릭해봤는데, 프랑스 여자가 조금 어눌한 발음으로 '살살 여자 달래듯이, 야마가 나버렸잖아' 하는 상황이 너무 웃기고 이들의 삶은 어떨까 궁금해서 채널 정주행 떄려버림. 

 

 

남편은 일종의 한국판 MZ 히피 그런 느낌. 시스템에 적응하고 부품으로 사는 게 싫어서 일하고 돈을 모아서 세계여행을 떠나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옴.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 다시 여행 경비를 모으려고 바에서 일하다가 지금의 부인을 만남. 

부인은 프랑스 출신. 어떻게 한국에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첫 만남에 반해서 2달간 뜨겁게 만나다가 비자가 만료돼 돌아감. 추후에 다시 만나자고 했지만 기약 없는 작별이 됨. 하지만 남편이 불쑥 프랑스를 찾아가서 다시 세 달 간 사랑을 나누다가, 한국에서 어학당 비자를 받기 위한 통장 잔고 10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호주 워홀에서 다시 만나서 돈을 모으기로 함. 

 

하지만 코로나 시즌이 터지고 국경이 닫히면서 서로 각자의 나라에서 헤어진 상태로 있다가 1년이 지나 돈을 모아 아내가 어학당 비자를 받아 한국에 들어오면서 동거 시작. 2년이 지나 어학당 비자가 만료될 시점에 남편이 고백을 하고 변변한 결혼식이나 화려한 결혼 반지 같은 거 없이 혼인 신고. 

둘은 돈을 모아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하고, 세계여행을 다니는 꿈을 위해 같이 경기도 오산으로 내려와 한 박스 공장에서 일하며 알뜰살뜰 돈을 모으는 중. 주7일제를 원하는 그들. 경기가 안 좋아져서 잔업, 야근 없으면 쿠팡, 대리운전, 인력대기소 알바라도 뛰면서 돈을 모음.

약 5달 전에 유튭 채널을 시작하고 그들의 삶을 올리기 시작. 벌써 구독자가 14만. 

 

화려하진 않지만 같은 꿈을 꾸며, 성실하고 착하고 즐겁게 서로를 이해하며 돕고 사는 부부의 모습이 요즘에 보기 드문 세태라 가슴이 뭉클해지는 뭔가가 있음. 

그래서 살림살이 보태라고 후원들도 통 크게 쏘는 사람들도 많음. 

 

 

지금도 5달만에 실버버튼 받고, 구독자대비 조회수도 잘 나오는 편이라 공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전업유튜버로 전직하는 게 더 나을 시점이 얼마 안 남아 보임. 

그때 되면 지금처럼 짠하게 공장에서 박스 접고, 방구석에서 소주 빨면서 신세한탄하는 갬성은 안 나오겠지만, 빨리 그 날이 왔으면 좋겠음. 

또 한편으론 그때가 되면 채널의 재미가 지금 같진 않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함. 

 

8월달엔가 부인의 나라인 프랑스로 휴가인가 여행을 떠난다는데 그때가 분기점이 될 듯. 

곽튜브 러시아, 동유럽 여행처럼. 

 

 

부인 사라는 언어 천재. 그 어렵다는 한국어를 몇 년만에 원어민을 뛰어넘는 깊이와 해학을 가지고 구사함. 들깨 먹으면 술이 들 깨. 

 

남편이 프랑스어 좀 배우려고 했으면 좋겠음. 자기 동반자의 모국언데 배우려는 노력이라도 좀 하는 게 맞지 않나. 사라는 한국어 통달했는데. 

영상 마지막에 남편이 문과 갬성 쏟아내는데 그거 목소리로 읽어주면 좋겠음. 괜찮은 글귄데 자막으로만 나가니까 심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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