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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거/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 2022

스파이더맨 3편 예고편으로 볼 때만 해도 좀 기대했었는데. 기대 이하. 

 

 

닥스가 나름 솔로 작품도 하나 있고 MCU 여기저기에 많이 등장해서 관객들에게 친숙하긴 하지만 까고 보면 우리는 닥스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음. 

제작진들도 닥스, 완다, 캡틴 마블 같은 우주적인, 거의 신과 동급의 존재들을 영화화하는데 고민을 많이 했을 듯. 

그래도 토르까진 외계인이고 신화적인 존재라고 봐줄 수 있는데, 타노스 등장하고 멀티버스까지 뜨면서 파워크립이 미친듯이 됨. 

 

 

거기에 완다비전 안 본 관객들은 이걸 보라고 만든 건지. 디즈니+ 구독 안 하면 이젠 MCU 즐기지도 못하게 만들어버린다는 건가. 이건 무리순데. 그냥 딱 스파이더맨에 나온 넷플릭스 데어데블이나 호크아이 시리즈에 나온 넷플릭스 킹핀 정도의 비중. 모르는 시청자들도 모르고 넘어가도 이야기 진행에 지장 없는 수준의 비중이 적당한데. 

이번에 디즈니+에서 오리지날 캐릭터인 문나이트도 몇 화 보다가 너무 뻔하고 쌉노잼에 오그라들어서 거름. 

 

몇 년 전에 이 작품 제작 들어가기도 전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MCU 최초의 공포 장르 영화라는 얘기가 있어서 기대를 많이 했음. 그때 막 어벤저스 엔드게임 빵빵 터지면서 디즈니도 그 기세를 타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할 때라 과연 어떤 작품이 나올까 기대함. 

나름 공포 쪽으로 미미한 신경을 쓰긴 함. 하나도 무섭진 않음. 전부 싸구려 점프스케어 수준이라. 지하실에서 완다가 쫓는 추격씬은 너무 억지로 공포영화 분위기 내려고 해서 무섭지도 웃기지도 않음.

끝나고 보니 감독이 샘 레이미. 샘스파 3부작 감독. 그 이후에 찍은 B급 공포영화 드래그 미 투 헬 느낌이 이 작품에서 풍김.  

피칠갑한 완다가 다른 세계의 어벤저스인 일루미나티를 박살낼 때 폭력 묘사의 수위가 기존 MCU 작품들에 비하면 높은 편. 

그래도 페기 캡틴 아메리카를 방패로 몸뚱아리 두동강 내는 건 직접적으로 보여주진 않음. 뒤통수 터져 죽는 건 가능하지만 신체 절단은 심의에 걸려서 관람연령 올라갈까봐 편집. 

 

 

전체적으로 그냥 또 다른 디즈니+ 드라마 느낌. 영화 같지 않음.

하나 건질 만한 장면은 처음 닥스랑 아메리카랑 멀티버스 진입하는 시퀀스 정도. 

 

일단 이 새로운 등장인물 이름부터가 뭔가 오그라들음. 성조기 옷 입고 다니는 아메리카. 스페인어 쓰는 중남미 계열. 

부모님은 레즈비언. 닥스가 PARENTS 언급할 때마다 자막은 '가족', '어머님들' 이 지랄. 차마 부모님이라고는 못 쓰겠는 건가. 그래서 저쪽 세계에선 여성 둘이서 번식 활동도 하고 뭐 그런 우주임? 

얘는 대체 정체가 뭐임? 그냥 무한한 평행우주에서 건너온 먼치킨 캐릭임? 

무슨 꿀벌이 자기 손에 앉았다고 폭주해서는 자기 엄마 둘을 이세카이로 보내버리고 그 뒤로 자기도 멀티버스를 헤메는 중. 

얘가 대체 어쩌다 무슨 근본을 지녔길래 이런 힘을 얻게 된 건지, 어쩌다가 닥스를 만나서 그렇게 된 건지는 나중에 나오려나. 

멀티버스 넘나드는, 완다랑 전투력 비비는 개사기 캐릭터가 갑자기 등장하니까 MCU 무게감이 확 떨어짐. 

 

 

일단 작품의 빌런은 완다. 

완다비전에서 결말처럼 결국엔 흑화해서 스칼렛위치로 각성. 

얘의 동기는 오로지 '애들' . 얘도 능력 자체가 우주 쌈싸먹는급이라 캐릭터 발달하기 까다로워서 그냥 모성애 하나에 미쳐버린 맘충 캐릭이 돼버림. 

그저 상상 속에서 비전이랑 만든 애인데, 그런 애를 찾으러 멀티버스를 뒤짐. 

처음에 다른 세계의 아메리카랑 닥스를 노리던 악마를 푼 게 애초에 완다였다는 건가? 

아메리카의 능력을 뺏어서 자기 애들이 살아있는 평행세계로 가서 애들을 만나고 애들을 지키겠다. 그 와중에 걸리적거리는 건 모든지 파괴한다. 대충 뭐 이런 1차원적인 캐릭터임. 일단 빌런부터가 망함. 

촌스러운 머리띠 하나 끼고 눈화장 했다고 빌런이 되는 게 아님. 

 

엔드게임 이후로 스파이더맨 시리즈만 기대 이상이고 나머진 너무 질이 떨어짐. 

 

 

 

레이첼 맥아담스도 나이를 먹는구나. 레이첼 팔머라는 캐릭터 자체가 애매함. 닥스가 좋아하긴 하는데 그냥 거기서 끝.

 

마법사 세계관 자체가 그냥 구림. 무슨 MCU가 해리포터 세계관도 아니고 산 속에서 중세 중국옷 입고 마법수련하는 집단. 그래놓고 무기는 무슨 활이랑 화살에 재래식 대포 씀. 

그 중엔 무슨 소대가리도 있는데, 아무리 MCU가 지구에 외계인들 침공 수시로 하는 막장 세계관이 됐다지만, 소대가리가 사람 말하는 거 보고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로 보편화된 거임? 그냥 너무 위화감이 느껴져서 몰입을 해칠 정도. 

 

마법 싸움 구림. 닥스, 완다 정도 되는 신급 존재들이 무슨 뱀 던지는 마법, 음표 마법 쓰면서 싸우고 있으니. 

 

완다도 무슨 빙의질 하느라 악마의 마법서인가 뭔가 그거 그냥 무방비로 방치해놔서 파괴 당함. 완다급 되는 존재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닥스 세계관 진짜 구림. 무슨 고대의 악마니 뭐니 하는 거. 

악마 마법서 없어지니 무슨 고대 악마의 사원 같은 데서 지옥 괴물처럼 생긴 애들 만나더니 또 각성해서 마법서 없이도 멀티버스의 자신 정신지배 가능. 

그래서 닥스랑 아메리카를 쫓아옴. 다른 세계의 어벤저스인 일루미나티는 완다한테 떡발림. 

그나마 신선했던 건 찰스 자비에 할배. X맨 세계관과의 연계는 좀 신선해 보임. 이 할배는 예전에도 할배였는데 이번에 보니 더 쇠약해지심. 역시 X맨 세계관의 멘탈갑답게 완다랑 나름 정신력 싸움을 벌였지만 단숨에 목 꺾이고 사망. 

존 크래신스키도 MCU 세계관에 합류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카미오 출연인가. 

마스크에 포크 달고 다니는 애는 좀 세보이는데, 인휴먼인가 그것도 어디서 들어본 거 같고. 

 

결국 아메리카는 완다에 잡혀가고, 닥스는 평행세계에서 암흑 마법에 깊이 빠진 자신을 만나 도움을 청함. 

근데 걔도 흑화한 애여서 걔랑 싸워서 이기고 암흑마법의 힘으로 아메리카가 데려온 죽은 닥스의 시신에 드림워킹을 시전해서 아메리카를 구하러 출동. 

시체 되살리는 건 무슨 저승의 법규에 어긋난다고 악마들이 와서 닥스를 방해하지만 닥스는 오히려 걔들을 이용해 완다와 싸움에 동원함. 

간신히 잠깐 동안 완다를 제압하지만 곧 역관광 당할 걸 깨달은 웡은 닥스가 아메리카의 힘을 뺏을 걸 제안하지만, 닥스는 아메리카를 풀어주고 완다를 막으라고 함. 

'자신을 믿으면 할 수 있다' 그냥 무대포 무한 긍정 정신. 

결국 아메리카 V 완다. 힘으로는 역시 아메리카가 역부족이었지만 완다는 무지성 맘충. 아메리카는 완다 아들들이 있는 세계로 차원문을 열고 흑화한 완다의 모습을 본 애들이 공포를 느끼고 거부하자 완다 곧바로 반성하고 다시 착해짐. 

 

완다는 자기가 저지른 일이니 자기가 수습하겠다고 사원 무너뜨리고 난죽택. 하지만 완다급 되는 존재가 고작 그 돌덩어리들에 좀 깔렸다고 죽지는 않을 듯. 

 

아메리카는 웡 밑에서 마법 수련 시작. 

닥스가 일상복으로 차려입고 거리를 나서는데 갑자기 두통을 느끼고 소리 지르다가 평행세계의 자신처럼 이마에 눈이 떠지면서 작품 끝. 아마 암흑마법 써서 얘도 흑화가 시작된 듯. 

 

쿠키 영상1. 웃기는 복장 입은 금발 여자가 거리 한복판에서 닥스를 찾아옴. 닥스가 인커전을 일으켰으니 그걸 바로잡아야겠다고 하며 웬 우주로 행하는 차원문을 열음. 닥스 바로 닥스의상으로 교체하고 이마에 눈을 뜨며 합류하며 끝. 

얘는 또 누군가. 지금 무슨 이터널슨가 개네도 일부가 우주로 가서 타노스 동생인가 만났고, 로키에서도 평행세계 일 막 벌어지고 있고. 너무 밑도 끝도 없이 세계관 확장하는 거 아닌가. 

 

쿠키 영상2. 아메리카랑 닥스가 떨어진 세계에서 처음에 무례하게 굴었던 노점상 아저씨. 닥스한테 자해 주문을 당했는데 드디어 그 효과가 끝났다고 좋아하는 모습. 

애초에 파는 물건 마음대로 가져가서 먹어서 뭐라 했다고 3주 동안 자해하는 저주를 내린 닥스가 잘못한 게 아닐까. 

 

 

 

악평을 줄줄이 늘어놨지만, MCU 모든 시리즈에 완다비전까지 다 본 나로선 그냥 무난한 할리우드, 디즈니 오락 영화. 

뇌 빼고 볼 만은 함. 

 

 

 

6/10